연탄집게는 어디에 쓰던 물건일까? 어머니가 지켜준 우리 집 겨울

요즘 젊은 사람들은 연탄집게를 보면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모를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는 겨울밤 어머니 손에 들려 있던 물건이다. 그런데 그 집게를 떠올리면 따뜻한 기억만 있는 건 아니다. 어릴 때 어머니께 연탄집게로 맞은 기억도 있다. 하하.

변두리 우리 집은 연탄으로 겨울을 났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은 변두리에 살았다. 겨울이면 연탄을 때서 방을 데웠다. 지금처럼 보일러 버튼 하나 누르고 잊어버릴 수 있는 난방이 아니었다. 불이 꺼지지 않도록 때를 맞춰 연탄을 갈아야 했다.

그 일을 하신 분이 어머니였다. 밤중에 잠에서 깼을 때 연탄을 갈던 어머니의 모습이 생각난다. 나는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면 됐지만, 어머니는 연탄불을 살펴야 했다. 어린 마음에는 그저 따뜻한 방이 좋았지, 누가 그 온기를 지키고 있는지는 잘 몰랐다.

연탄집게는 왜 필요했을까?

연탄집게는 뜨거운 연탄을 집어 옮기고, 다 탄 연탄을 갈아 넣을 때 쓰는 쇠집게다. 연탄이 가정 난방에 널리 쓰이던 시절에는 집 가까이에 있어야 할 도구였다.

누가 연탄집게를 처음 만들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왜 필요했는지는 우리 집 겨울만 떠올려도 알 것 같다. 밤에도 뜨거운 연탄을 갈아야 했으니까. 나에게 연탄집게의 역사는 발명가의 이름보다, 잠을 깨고 일어나 연탄을 갈던 어머니의 모습에 가깝다.

물론 내게는 또 다른 기억도 있다. 어릴 때 그 집게로 혼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아팠을 텐데, 지금은 연탄집게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 일까지 떠올라 웃음이 난다. 물건 하나에 여러 기억이 붙어 있다는 게 참 신기하다.

따뜻한 방 뒤에 있던 걱정

연탄은 추운 겨울 우리 가족을 따뜻하게 해줬다. 그렇다고 마냥 고마운 물건으로만 기억할 수는 없다. 그 시절에는 연탄가스 중독사고 소식도 들으며 살았다. 잠자는 동안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걱정은 어른들의 몫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어머니가 밤에 연탄을 갈던 일도 달리 보인다. 가족이 추위에 떨지 않도록 불을 살피고, 무사히 아침을 맞기를 바라셨을 것이다. 나는 따뜻한 방에서 잤지만, 그 방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데는 어머니의 잠이 들었다.

연탄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연탄을 이야기하면 아주 먼 옛날 물건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지금도 연탄으로 겨울을 나는 집이 있다. 누군가에게 연탄은 추억이 아니라 오늘 밤 필요한 난방 연료다.

또 연탄구이 식당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만난다. 연탄불에 구운 고기가 의외로 맛있다. 그 맛을 생각하다가 어린 시절 우리 집 연탄불까지 떠올리면 기분이 묘하다. 같은 연탄인데, 내 기억 속에서는 겨울을 버티게 해준 불이고 지금은 고기 맛을 떠올리게 하는 불이기도 하다.

집게 하나에 남아 있는 사람

연탄집게는 투박한 쇠집게다. 그런데 내 눈에는 물건만 보이지 않는다. 변두리 우리 집의 추운 겨울, 밤에 일어나 연탄을 갈던 어머니, 따뜻한 이불 속에 있던 어린 내가 함께 보인다.

세월이 지나니 연탄집게로 혼났던 기억에도 웃음이 난다. 그래도 가장 오래 남는 장면은 따로 있다. 밤중에 연탄집게를 들고 우리 집의 온기를 지키던 어머니의 모습이다.

여러분은 연탄집게를 보면 어떤 겨울이 생각나나요?

댓글 남기기